관광의 재접근/관광문화 콘텐츠

[서울/공간] 종로 청운동 윤동주 문학관, 복합문화공간 '그라운드시소 서촌', 대한민국 향수 1번가 신사동 세로수길

한:성공 2023. 12. 3. 14:20
반응형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에 소개된 서울에 가볼만 한 공간을 살펴보겠습니다. 


윤동주를 만났다…자하문을 돌아 길가 외딴 우물에서

책이 머무는 집
종로 청운동 '윤동주문학관'
詩 '자화상'에 나온 우물을 모티브 삼아
버려진 청운수도가압장 물탱크에 개관
콘크리트벽 타고 울리는 '서시' 듣다보면
벽에 가득한 얼룩, 시인 눈물처럼 느껴져

윤동주문학관 제2전시실 열린 우물 입구(왼쪽)와 제3전시실 닫힌 우물. 버려져 있던 청운수도가압장 물탱크를 활용해 조성했다. /종로문화재단 제공

윤동주 시인을 아시나요? 한국 사람에게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일 겁니다. 윤동주는 한국인이 유독 사랑하는 시인이니까요.

일제강점기 한글로 시를 쓴 청년 시인 윤동주, 부끄러움의 미학을 보여준 시인,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단 한 권만을 남긴 천재 시인…. 한국에서 학교 다닌 사람이라면 그의 생애는 물론 시 몇 편도 알고 있을 테지요.

하지만 서울 청운동 윤동주문학관에 가보면 우리가 윤동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가 재봉틀로 직접 나팔바지를 만들어 입을 정도로 손재주 좋은 청년이었다는 것도, 그의 어린 시절 이름이 ‘해처럼 빛나라’는 뜻을 담은 ‘해환’이었다는 것도 이곳에서 처음 알았어요.

창의문(자하문). 조선시대 한양의 관문이었던 이 문은 서울 북악산과 인왕산이 만나는 지점에 있지요. 서울 도심답지 않게 고즈넉한 창의문 인근 자락에 윤동주문학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윤동주는 소설가 김송의 누상동 집에서 하숙 생활을 했는데, 종종 인왕산에 올랐다고 하고요.

이 자리엔 원래 청운수도가압장이 있었어요. 수압이 약한 고지대에 수돗물을 잘 공급하기 위해 물살 세기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시설. 산 중턱에 있는 청운아파트에 수돗물을 보내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노후한 아파트가 철거된 뒤엔 버려지다시피 방치돼 있었죠. 2012년 종로구는 청운수도가압장 폐건물과 물탱크를 활용해 윤동주문학관을 지었습니다. 물탱크와 시인 윤동주. 생뚱맞은 조합 같아 보이지만, 마냥 그렇지도 않아요. 윤동주 시인에게 ‘우물’은 중요한 소재였거든요.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윤동주의 시 ‘자화상’을 생각해보세요. 우물 속을 들여다보면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시인에게 우물은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었고, 순수했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통로와도 같았어요. 그래서 윤동주문학관 제1전시실 가운데에는 우물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한국에서 과거 사용했던 돌우물과 달리, 나무우물이에요. 중국 지린성 윤동주 시인의 생가에 있는 우물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우물 목판을 옮겨 놨어요.

윤동주문학관을 가장 윤동주문학관답게 하는 곳은 제3전시실입니다. 버려진 물탱크를 윤동주 시인의 생애 관련 영상을 관람하고 시 낭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어요. 높은 콘크리트벽을 타고 울리는 ‘서시’를 듣다 보면, 물탱크 벽면에 어린 물 얼룩이 시인의 눈물처럼 느껴집니다.

이소진 건축가가 리모델링한 윤동주문학관은 2012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2014년 서울특별시 건축상 등을 받으며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았습니다. 2018년에는 건축 전문가 100인이 뽑은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 20선’ 중 하나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전시 공간은 그리 크지 않아요. 윤동주 시인 관련 유물이 워낙 희소하고 귀중하다보니 친필 원고를 포함해 전시품 대부분은 복제본입니다. 소박한 문학관을 둘러보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운은 길답니다. 일제강점기, 세상이 온통 아파 보여 청년 윤동주는 시집 제목을 <병원>으로 지으려고 했다지요. 제자가 위험해질까 걱정한 스승 이양하 교수의 만류로 시집 출간은 미뤄졌고, 시인은 일본 유학 도중 옥살이를 하다가 숨을 거둡니다. 29세의 시인은 해방을 6개월 앞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문우(文友)였던 정병욱은 친구의 친필 유고 시집을 마루 밑 항아리에 숨겨 지켜냈고, 해방 이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문학관 뒤편에 조성된 ‘시인의 언덕’을 서성거리며 한참 그 생애를 되짚어보게 됩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윤동주를 만났다…자하문을 돌아 길가 외딴 우물에서

윤동주 시인을 아시나요? 한국 사람에게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일 겁니다. 윤동주는 한국인이 유독 사랑하는 시인이니까요. 일제강점기 한글로 시를 쓴 청년 시인 윤동주,

v.daum.net


서촌의 기억으로 쌓아올린 건물엔 백송 향기가 그윽했다

스페이스 오디세이
복합문화공간 '그라운드시소 서촌'
한국서 가장 아름다웠던 백송 터에 건축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창도 인상적

그라운드시소 서촌 1층 필로티 구조의 정원에는 작은 연못과 식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라운드 시소 제공

서촌이라는 명칭은 사람들에게 보통 한옥마을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서촌에는 다양한 주거 형태와 골목이 남아 있다. 이로 인해 길 하나 차이로 전혀 다른 장소를 만날 수 있다. 아무리 새로운 건물이 많이 들어섰다 해도 여전히 서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동네다.

통의동 35의17,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물들 사이의 좁은 길을 지나면 미색 벽돌로 지어진 건물을 발견한다. 현재 그라운드 시소의 전시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이다. 필자가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주목한 것은 건물에 벽돌을 사용한 방식이다. 이곳에서는 내·외부 전체에 공통적으로 사용된 하나의 벽돌을 쌓기 방식을 달리해 다양한 벽과 천장의 표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양한 쌓기 방식에 의해 형성된 공백을 통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창들도 만들어진다. 하나의 벽돌로 공간 전체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다양성을 꾀하는 이런 방식은, 단일 재료로도 얼마나 풍부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하지만 이 공간이 멋진 진짜 이유는 4층 테라스에 있다.

이 건물 1층은 필로티로 띄워져 있다. 빈 공간엔 작은 연못과 식물들이 정원을 이룬다. 빽빽한 골목을 지나온 사람들은 건물 내부로 입장할 때 기분 좋은 개방감을 느낀다. 이 정원은 이 건물만의 정원이 아니다. 건물의 서측에는 백송 터가 있는데, 이곳은 1990년 태풍으로 스러지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백송이 있던 자리다. 이 백송은 오랫동안 추사 김정희의 집에 있던 백송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금은 원래 백송의 밑동과 새로운 백송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그라운드 시소 건물의 정원은 이 백송 터를 연장한다. 새로운 건물에 의해 백송 터가 고립되지 않게 하고 오히려 정원과 터가 서로 확장된 관계를 이루게 된다. 정원으로 들어와 위를 올려다보면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중정 너머 하늘이 보인다. 이 원형의 중정은 건물의 모든 층에서 1층에 위치한 정원과 외부의 경관을 볼 수 있는 시각적 통로가 된다. 2~4층에 있는 전시공간에서 전시를 보다가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중정과, 중정 너머 보이는 서촌의 경관에 의해 사람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전시공간의 마지막 층인 4층 전시실에서 연결된 테라스로 나서면 서촌의 경관과 인왕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촌의 옛 상징, 현대의 전시와 서촌의 현재 경관을 바라보며 올라온 사람들은, 서촌을 감싸고 있는 인왕산을 만나는 시퀀스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서촌의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과 장소의 축을 경험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공간의 시작 지점에서부터 마지막 층까지를 경험한 것만으로도 서촌이 가지고 있는 시간성의 층위를 경험하게 되는 이것이 이 공간이 가진 가장 큰 의미다. 오래된 장소가 가진 이야기를 현대적인 공간을 통해 새롭게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배세연 한양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조교수

 

서촌의 기억으로 쌓아올린 건물엔 백송 향기가 그윽했다

서촌이라는 명칭은 사람들에게 보통 한옥마을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서촌에는 다양한 주거 형태와 골목이 남아 있다. 이로 인해 길 하나 차이로 전혀 다른 장소를 만날 수 있다. 아무리 새로

v.daum.net


세로수길에 가면…새벽녘 이슬 머금은 '시간의 香'이 맴돈다

10년 전부터 형성된 퍼퓸 로드
이솝·르 라보·탬버린즈·딥티크 등
매장마다 독특한 콘셉트로 눈길

 '대한민국 향수 1번가' 신사동 거리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너의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어떤 가요의 첫 소절처럼, 향기엔 많은 것이 담긴다. 좋았던 곳에 대한 추억, 돌아가고픈 한 시절, 옛 연인의 흔적까지…. 인간의 오감에서 후각이 가지는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시각, 미각, 청각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되는 게 후각이다. 그만큼 주관적이고, 순수하며 또한 본능적이다. 단 한 방울만으로 우리의 본능을 자극하는 향기. 이런 향에 이끌리는 ‘퍼퓸 마니아’가 가장 많이 모이는 길이 있다. 세로수길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뒤에 숨은 세로수길은 차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이지만 지금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향수 1번가’가 됐다. 올해 이곳에 자리 잡은 유명 향수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만 셀 수 없이 많다. 이웃이자 경쟁자로 자리 잡은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썰렁했던 신사동 거리를 단숨에 ‘니치 향수의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세로수길을 퍼퓸 로드로 만든 터줏대감은 이솝이다. 10년 전부터 이 거리를 지켜왔다. 2014년 이솝 시그니처 스토어를 연 이후 르 라보(2016년), 탬버린즈(2017년)가 매장을 냈다. 올해엔 딥티크, 바이레도, 논픽션, SW19 등이 세로수길에 둥지를 텄다.


세로수길에 향수 브랜드가 모인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브랜드가 같이 있을수록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 마치 종로 약국 거리처럼 한 집 건너 한 집마다 각각의 향을 뽐낸다. 거리 한복판에서 모든 브랜드의 매장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세로수길은 ‘오래된 골목’ 구조를 갖고 있어 호기심 많은 향수 마니아들의 쇼핑 욕구를 자극한다.

세로수길 퍼퓸 로드에 비슷한 매장은 하나도 없다. 외관부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탬버린즈 매장. 건물 한쪽 벽면을 통째로 비운 뒤 블랙핑크 제니의 사진을 초대형 크기로 걸어놨다. 탬버린즈 모델인 제니의 사진 앞엔 브랜드 컬러인 연두색으로 칠한 벽과 바닥, 벤치가 설치돼 있다. 이 벽면은 제니의 얼굴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매일 긴 줄이 늘어선다. 내부로 들어가면 말 한 마리가 시선을 끈다. 멀리서 보면 살아있는 말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색적인 공간 디자인과 설치 미술로 MZ세대가 열광한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세컨드 브랜드다운 공간 설정이다. 탬버린즈 매장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영상 작품도 볼거리다. 위층엔 별도의 전시장도 마련돼 있다.


이솝은 공간으로 승부한다.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 MLKK와 손잡고 가로수길 매장을 꾸몄다. 1층에 들어서면 작은 창을 통해 빛이 한 줄로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하늘, 나무, 햇살 등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최대한 느낄 수 있게 한 건축 디자인이 압도적이다. 주변 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향수 스토어로는 드물게 루프톱을 만들었다. 가을날 향기와 함께 흔들리는 노란 은행나무를 구경하기 위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됐다.

윔블던에 반했던 '삼성맨' 향수 안에 런던을 담았다
'SW19' 강정훈 대표

요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세로수길 ‘퍼퓸 로드’엔 향수 안에 런던의 시간을 담은 SW19이 화제다. 이 브랜드를 만든 강정훈 대표는 삼성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하던 ‘삼성맨’. 농구 선수 출신인 그는 영국 주재원 시절 머물던 윔블던 집의 우편번호를 브랜드 이름으로 썼다.

SW19 안엔 그의 기억 속 윔블던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새벽 6시, 정오, 오후 3시와 9시, 그리고 자정…. 향수의 이름은 모두 시간을 따 와서 지었다. 그 시간대 윔블던에서 느꼈던 공기와 계절의 냄새, 분위기를 향수에 담기 위해 국내에서 직접 조향했다. 다른 브랜드들이 조향 에이전시를 통해 향기를 만들어내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윔블던 집 앞 공원의 잔디와 이슬, 이끼의 향을 담은 게 6시예요. 햇빛에 반사된 연못의 청량함을 담은 정오, 나른한 애프터눈 티를 즐기던 오후 3시의 향도 있죠. 오후 9시에는 한밤중 캠프파이어에서 굽던 마시멜로의 느낌을, 집으로 돌아간 후 소중한 사람에게서 나던 살냄새를 표현한 자정까지, 저의 기억들을 모두 담았습니다.”

SW19이 몰두하는 ‘윔블던의 시간을 담은 향수’라는 세계관은 세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 공간에도 구현됐다. 매장 한가운데 자리 잡은 대형 빈티지 벽시계는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길을 잡아끈다. 브랜드가 가진 ‘시간’의 정체성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꼭 시계를 한가운데 놓아두려 했다고.

매장에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이 세계관을 설명해주기 위해 고안한 방식은 ‘뮤직비디오’다. 글과 사진보다 영상과 음악이 향기가 담은 이야기를 더욱 가까이, 생생히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매장 한쪽에 비치된 헤드폰을 착용하면, 벽에 걸린 화면마다 각각의 향에 담긴 이야기가 음악과 영상으로 재생된다. 이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이 느낌이 담긴 향수를 시향해볼 수 있다. 개인의 기억이 다른 이에게 전달되는 순간이다.

윔블던에서 가져온 기억의 조각들은 나가는 순간까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문 앞에 마련된 ‘엽서 테이크아웃’ 공간이 그것. SW19의 다섯 가지 향기를 사진으로 담았다. 약 20장의 엽서를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그 위에 향수를 뿌려 시각과 후각을 동시에 자극하도록 했다. 그 편지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진한 잔상이 되기를 바라면서.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세로수길에 가면…새벽녘 이슬 머금은 '시간의 香'이 맴돈다

 '대한민국 향수 1번가' 신사동 거리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너의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어떤 가요의 첫 소절처럼, 향기엔 많은 것이 담긴다. 좋았던 곳에 대한 추억, 돌아가고픈 한 시절,

v.daum.net

 

출처 : 한국경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