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에 소개된 프로야구의 전설 김성근 감독님의 인터뷰를 살펴보겠습니다.
김성근 "내 야구 옛날식이라고? 욕한 사람들 다 나한테 졌다"
■ VOICE:세상을 말하다
「 ‘공 하나’만 바라보고 여든 넘게 싸워온 사나이. 50년 넘게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공 하나에 다음은 없다’는 좌우명처럼 은퇴 뒤에도 JTBC 예능 <최강야구>의 감독을 맡았습니다. 예능을 다큐로 만든 ‘야신’의 포스. 1388번 이기고 1203번 진 감독, 김성근처럼 평생 승부로 살아온 이가 체득한 ‘리더십’이란 그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경지입니다.」
81세의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 ‘공 하나에 최선을 다할뿐 다음은 없다’ 란 뜻의 ‘일구이무(一球二無)’가 그의 좌우명이다.
‘일구이무(一球二無)’.
‘야신(野神)’ 김성근(81) 감독이 즐겨 쓰는 말이자 좌우명이다. ‘공 하나에 최선을 다할뿐 다음은 없다’는 뜻이다. 매 순간 허투루 보내지 않고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김성근 감독에게 야구는 인생 그 자체였다. 야구에 빠져 일본에 가족을 두고 한국에 온 그에겐 공 하나 외에 다음은 없었다. 50년 넘게 지도자의 길을 걷고 은퇴해도 야구 외에 다음은 없었다. 이제 81세가 됐다. 지금도 그에게 야구 다음은 계속 야구다.
지난 25일 서울 시내 한 스튜디오에서 김성근 감독을 만났다. 인터뷰 내내 김 감독은 ‘순간’과 ‘의식’이라는 말을 자주 썼다. 자신을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그 끝에 얻는 찰나의 깨달음, 이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했다.
약 50년간 고교·실업팀을 거쳐 7개 프로구단 감독을 맡아 1388번 이기고 1203번 졌다. 우승은 감독 생활 25년 만에 해냈다. 성공과 실패의 의미도 김 감독에게 남다르지 않을까. 50년 넘는 지도자 생활을 거치며 리더십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깨달은 게 있었을까. 훈련량이 많기로 유명한 김성근식 야구를 두고 ‘옛날 야구’라는 비판도 있었다.
“훈련에 또 훈련, 그게 왜 옛날 야구인가”
지난해 10월 김성근 감독은 일본 지도자 생활을 마치고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감독을 맡았다. 김 감독은 최근 낸 책 『인생은 순간이다』에서 “최강야구는 야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그래선지 〈최강야구〉에 임하는 김 감독의 태도는 정말 진지했다. 예능 안에서 홀로 ‘다큐’ 모드였다.
Q : JTBC 〈최강야구〉는 ‘야구’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나.
A : “예능을 하는 건지, 야구를 하는 건지는 시청자들이 보고, 선수들이 느끼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다만 우리나라 야구 전체로 볼 때 야구의 새로운 매력이랄까, ‘힘(power)’을 가져왔지 않나 생각한다. 새로운 야구팬도 생겼고, 집에서 가족 전체가 야구를 보며 흥미를 가질 기회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Q : 〈최강야구〉와 프로야구를 비교해 보면.
A : “야구 (팬) 층이 새로워졌지 않나 싶다. 새로운 야구 부흥이랄까, 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Q : 〈최강야구〉에서 뭘 보여주고 싶었나.
A : “세상에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다.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무른 사람이 너무 많다. 그분들에게 야구로 ‘할 수 있다’라는 용기라 할까, 의식이랄까, 이런 걸 드리고 싶었다. 선수들도 〈최강야구〉를 하며 활기를 찾고, 그 활기가 일반 시민들과 팬들에게 ‘선물’이 되지 않았나 싶다.”
Q : 팬들에게 ‘의식’을 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의미는 뭔가.
A : “(최강야구 선수 중엔) 마흔 다섯도 있고, 30대 선수도 있다. 그들 스스로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아갈지, 그걸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생각이 처음 최강야구 감독을 맡았던 작년 10월보다 더 강해지고 있다고 본다. 또 다른 변화라면 야구를 통해 선수들 전체도 그렇고, 바깥에서 보는 분들도 ‘야 우리도 (뭔가) 해야 되겠다’, 그런 의식이 마음 깊은 곳에 생기지 않았나 싶다.”
Q : 프로 시절, 틀을 깨는 야구를 통해 ‘비상식’의 야구를 ‘상식’으로 바꿔놨다.
A :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게 고정관념이다. 영원히 나쁜 것이다. 새로운 길은 언제나 막혀 있다. 그 막힌 길을 어떻게 뚫고 가느냐의 문제다. 다른 사람이 시도할 땐 이미 뒤처진 것이다. ‘시합에서 졌다’ ‘(플레이가) 안됐다’ 할 때 그 의식이 무엇이냐는 얘기다. ‘전에 이렇게 했으니까 (똑같이) 한다. 이 사람이 이렇게 하니까’…예를 들어 ‘내가 연습을 했다’ 할 때, 다른 사람이 (따라서) 한다. 내용은 따라 실천했지만, 의지가 다르다. 방법이 다르다. 어떤 의식을 갖고 이걸 흉내냈나 싶다. 내가 프로 감독할 때 그런 게 많았다. 내가 연습을 많이 하니 다른 팀 감독들이 ‘우리는 김성근만큼 연습을 열심히 한다’ 그랬다. 나는 웃고 있었다. ‘너하고 나는 의식이 다르다’고…하나를 움직여도 너희들의 움직임보다 ‘1㎜’가 더 크다고…그걸 아는가 싶다. ‘김성근이 뭐가 어떻다’ 그러는데, 알긴 뭘 아나 싶다. 지금 야구도 새로워진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이 여전하다. 올해 WBC와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볼 때 그런 부분이 많이 나온다. 홈런 맞고, 안타 맞을 때, 그 (순간)하나에 대해 어떤 의식을 가졌는지, ‘어떤 연습을 시키느냐’ 싶다.”
Q : 김성근식 야구에 대한 비판도 있다.
A : “세상 사람들은 ‘옛날식’이라고 쉽게 이야기한다. ‘현대식’은 뭐고, 옛날식은 뭔가. 옛날식에도 ‘길’이 있었다. (정말) 새로워지려면 그만큼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이 나와야 하는데, 깊이 들어간 게 100명 있으면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다. 옛날식이 틀렸고, 그걸 전부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고정관념이라 그럴까. 세상일이 그렇게 쉽게 결정되는 건 아니다. 1㎜, 1㎝의 움직임이라도 이런저런 판단을 해야 한다. 그래야 길이 나올까 말까, 그렇게 해도 막힌다. 그러면 그만큼 연구를 하느냐는 말이다.
순간이 미래고, 가능성이고, 곧 성공이다. 그 순간을 못 보는 사람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 남의 흉내만 낼 뿐이다. 내가 프로 감독할 때 암 걸리면서 밤새 연습하고, 공부했지만 그거 갖고 비난만 했다. ‘어떤 식으로 됐을까’ 물어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근데 비난한 사람이 나한테 다 졌다.”
“대한민국 최고 되겠단 결심 지금도 해”
Q : 리더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A : “역사를 봐도 리더는 ‘조직을 살린’ 사람이다. 그리고 리더는 모든 분야에서 남보다 뛰어난 위치에 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람을 살릴 줄 알아야 한다. ‘가능한’이라는 말이 어폐가 있지만 사람을 버리면 안 된다. 리더는 조직을 살리기 위해 사람을 살려놔야 한다. 그게 나중에 큰 힘이 된다. 순간순간 자꾸 (사람을) 바꾼다는 건 리더로서 가치가 없다. 야구 하나만 봐도 리더의 움직임, 판단 하나가 ‘1㎝를 100m로 만들 것인지, 1000m로 만들지’ 판단이 파닥파닥 떠올라야 한다.”
Q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가.
A : “나이라는 건 그냥 가진 것이다. 내가 지금 ‘나이 먹어서 아무것도 못 한다’라면 살아 있는 자격이 없는 거다. ‘여기서 뭘 하지?’ 항상 그 속에 사는 것이다. 체력 때문에 하나하나 축소돼 간다 할 뿐이다. 근데 나이 먹고 후퇴해도 거기서 할 일이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내가 우리나라 나이로 80세가 넘었지만 지금도 ‘마음’은 80세가 아니다. 얼마든지 이것저것 하고 싶다. 타협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세상에서 죽은 거다. 언제든지 ‘트라이(try)’ 해야 한다.”
Q : 개인적인 바람이 있나.
A : “1964년에 한국으로 영주 귀국(永住 歸國)을 했다. 그때 ‘대한민국 최고가 되겠다’는 결심을 갖고 왔다. 그 결정을 책임지겠다는 생각을 지금까지 한다. 이런 각오로 앞으로 계속 즐거운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 김성근 감독은
◦ 출생: 1941년 10월 30일(일본 교토)
◦ 선수 경력: 1960년 교통부-1961년 기업은행-1968년 은퇴
◦ 감독 경력: 1969년 마산상고(현 용마고)-1972년 기업은행-1976년 충암고-1979년 신일고-1984년 OB 베어스-1989년 태평양 돌핀스-1996년 쌍방울 레이더스-2002년 LG 트윈스-2007년 SK 와이번스-2012년 고양 원더스-2015년 한화 이글스-2018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코치고문-2022년 최강 몬스터즈
◦ 통산 성적: 1388승 60무 1203패(KBO 통산 2위)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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